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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코드가 바뀐다―이혼숙려제] (중) 여성은 시대상 읽는데 남성은 여전히 권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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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396회 작성일 06-12-2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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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은 시대상 읽는데 남성은 여전히 권위적
 
KBS 2TV 드라마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은 부부갈등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고부갈등에서 배우자의 외도,과소비 등은 부부의 마음을 정반대로 되돌려 놓는 대표적인 요인들이다. 가정법원 조정위원회에 출두한 부부들의 언쟁은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한다.

그런데 사랑 대신 증오심,폭력에 가까운 거친 언어가 쏟아지는 법정은 결코 드라마 속의 일만은 아니다. 드라마가 끝나면 시청자들은 ‘마치 내 이야기 같다’는 의견을 쉴새 없이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올린다.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갈등에 공감을 표하며 이혼을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방영된 제360회 ‘그래 네가 한번 살아봐’에 대한 이혼찬반 투표 결과 총 23219명 중 무려 70.9%가 이혼에 찬성한 반면 반대는 29.1%에 머물렀다.

이 드라마는 매주 100여명이 참여하는 시청자 제보로 제작된다. 일부는 자신의 이야기를 남의 일인 듯 제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매주 비슷한 드라마 소재가 전체 제보의 20,30%에 달한다. 오늘날의 부부들은 비슷한 일로 고민하며 갈등한다는 점을 대변해준다.

드라마 제작진은 “매회 원인과 해결점은 다르지만 부부클리닉에서 항상 변하지 않고 남아 있는 전제는 사랑”이라며 “결혼과 이혼 사이에서 갈등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그 해결점을 찾아보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호규 담당PD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는 기본적으로 부부 이혼을 막자는 데 있다”면서 “부부는 일종의 톨레랑스,즉 배우자에 대한 이해심이 필요하며,동시에 살아온 배경이 다른 만큼 서로 다른 사람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드라마 ‘사랑과 전쟁’은 판사와 조정위원들이 법적 이혼을 요구하는 부부에게 냉각기를 갖고 차분히 생각을 정리한 뒤 결론을 낼 것을 권유하는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 무촌(無寸)이라는 부부도 어느 순간 남으로 돌변해버릴 수 있는 현실에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는 게 시청자들의 평가다. 이 드라마는 갈수록 사랑보다 조건으로 만나는 물질만능주의 혼인이 자칫 치유하기 힘든 후유증을 낳는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지난 10년간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온 박명희(56)씨는 “과거에는 이혼 후 불안감 때문에 여자가 이혼 신청하는 경우가 적었는데 갈수록 여자측 이혼 신청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과거와 달리 위자료가 아니라 부부가 결혼생활 중 모은 재산의 공동 분할을 요구하는 재산 다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여성은 시대 변화상을 잘 따라가는 반면 남자들은 여전히 과거의 가부장적 사고에 젖어 가정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생활기획팀=김혜림 팀장,정진영·김경호·한병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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