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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결혼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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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028회 작성일 07-01-0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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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은 ‘결혼의 끝’


 작년 6월 어느 날, 서울에 사는 A(50·회사원)씨는 청천벽력 같은 일을 당했다. 갑자기 아내(44)에게서 “갈라서자”는 이혼 통보를 받은 것이다. 이따금 부부싸움을 했지만 심각한 상황까지 갔던 기억이 없고 ‘이혼’이란 말이 나온 적도 없었다. 더구나 아홉 살, 열다섯 살 된 딸을 두고 있어 이혼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러나 아내는 냉정했다. 한 달 전쯤 말다툼 끝에 뺨을 맞은 것을 이유로 남편에게 결별선언을 했다. 16년 결혼생활에서 처음 아내에게 손찌검한 것이었는데, 아내는 뺨 맞은 직후 남편 몰래 병원 진단서를 끊고 변호사를 선임했다. 둘은 결국 헤어졌다.


◆남편의 폭력성 드러나면 즉시 이혼


탤런트 이민영·이찬씨가 부부폭력으로 결혼 12일 만에 결별한 것처럼 부부 폭력이 문제가 돼 이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요즘 여성들은 남편의 폭행을 묵묵히 참고 견디던 부모세대와 달리, 남편의 폭력성이 확인되는 즉시‘이혼’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감행하는 경우가 많다.


2005년 말 서울에서 신혼생활을 즐기던 30대 초반 B씨는 사소한 말 다툼을 하다 아내에게 쿠션을 집어던졌다가 곧바로 이혼 통보를 받았다. 물건을 집어 던지며 욕을 해대
는 남편이 결혼 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비친 것이다. 남편이 아주 폭력적이라고 느낀 아내는 당장 이혼을 결심했고, “이혼만은 참아달라”며 매달리는 남편을 끝내 용서하지 않았다.

작년 초 회사원 D(여·29)씨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법률 상담소를 찾았다. 신혼여행 도중 말다툼 끝에 남편에게 뺨을 맞고서 이혼 상담을 받은 것이다. D씨는“한번만 기회를 달라”는 남편에게 몇 개월 더 시간을 줬지만, 한 차례 폭력이 더 계속되자 이혼을 택했다.

폭언 때문에 쉽사리 헤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결혼 2년차 주부 E(33·서울)씨는 폭언을 일삼는 남편(37·자영업) 때문에 이혼을 결심했다. E씨는 한 이혼상담소에서“남편은 기분이 나쁘면 어김없이 나에게‘XX 같은 년’ ‘XX년’이라는 욕을 해대거나 심한 인신 공격성 발언을 했다”며“나를 때리는 상황이 오기 전에 갈라서고 싶다”고 토로했다.

30대 중반의 주부 정모씨도 남편의 폭언을 참지 못하고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다.“집에서 놀면서 하는 일이 뭐가 있느냐”,“냉장고에서 음식들이 썩어 나가는데 넌 뭐하니”와 같은 모욕적 말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고 했다. 작년 초 결혼 9개월째였던 이모(25)씨도 술을 먹으면 욕설을 하는 남편을 참지 못해 가정법률 상담소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지만 결국 이혼을 결심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은 말아야”

이처럼 결혼 후 배우자의 폭행·폭언이 발견되면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이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폭력에 대한 한국 여성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상담위원은“한국 남자들은 아직까지도‘아내가 맞을 행동을 했다’, ‘때릴 만하니까 때렸다’는 식의 가부장적인 사고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반면,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 남편과는 살지 않겠다는 게 요즘 여성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2005년 이 상담소를 찾아온 여성 3112명 중‘남편의 폭력으로 이혼을 결심했다’고 밝힌 경우가 35.9%인 1118명에 달했다. 통계청 조사 결과, 폭행 등 부부 갈등으로 인한 이혼이 1995년 5만6713건에서 2005년 9만 801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국가족치료연구소 김순천 소장은“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선 결혼 후 가장 빨리 헤어지는 원인 중 하나가 부부폭력”이라며“우리나라에서도 갈수록 이런 현상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희기자 [김우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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