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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놀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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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382회 작성일 07-04-2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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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아 놀아주는 아빠… 아빠의 자리 마저 잃기쉬워

어린이집도 다니고, 무엇보다 전업주부인 엄마가 곁에 있는데 굳이 직장 스트레스로 천근만근 된 아빠가 아이와 놀아줘야 할까? 늦은 밤 맥주잔을 내려놓고 귀가 길에 오른 아빠 중 한명은 이런 질문을 남몰래 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도망갈 구멍은 아쉽게도 없다. 아빠가 아이와 놀아야 하는 이유는 단지 부모 된 자의 의무 이전에 자녀의 인격형성이나 스스로를 위해서도 즐비하다. 육아 의무를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회식을 ‘창출’하며 놀이 책임을 방기했던 아빠들이 찔끔할 만한 아빠놀이의 중요성을 알아본다.

아빠는 건전한 리더십을 심어주는 사람

“가정으로 젊은 아빠들이 돌아와 아이들에게 아빠만이 전해줄 수 있는 건전하고 건강한 리더십을 놀이를 통해 심어줘야 한다.”

이원영 중앙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가족의 축인 아빠가 놀아주지 않으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큰 결핍을 겪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심리적으로 사랑과 보호, 안정을 담당하는 엄마만 아이의 놀이에 참여한다면 가족 간의 정서적인 연대감이 부실해 진다”고 덧붙였다. 아빠가 아이와 놀아주는 행위는 한마디로 말해 ‘정서의 완성’이라는 얘기이다.

결과적으로 아빠와 놀지 못한 아이는 사랑의 결핍을 느끼게 되며 성장 후 더욱 폭력적이 되거나 사회 부적응자로 살아갈 확률이 커진다. 얼렁뚱땅 육아의 짐을 엄마에게 던져 놓으려는 아빠들의 목덜미를 서늘하게 하는 대목이다.

아이가 아빠와 놀지 않으면 편향적인 성(性) 정체성이 굳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아빠가 부재한 가정에서 자라는 요즘 아이들이 과거보다 더욱 여성적으로 변하고 있는 사실을 보면 아빠와의 놀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경 부천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아이들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각종 애니메이션, 만화 등 미디어에 비치는 남성의 모습이 폭력적이고 지배적이며 반사회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만일 아빠와의 놀이가 단절된 상태라면 아이의 의식엔 남성의 부정적인 이미지만 가득 차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반면 “아빠와 놀이를 하는 아이는 이를 통해 남자의 자상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체득하는 기회를 얻게 되고 왜곡된 성 의식에 빠지는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빠의 자리보전 위해서라도 꼭 필요

2003년 삼육대학교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는 ‘왜 아빠가 아이와 놀아줘야 할까’라는 질문에 매우 상징적인 답변을 들려준다. 이 대학 김정미 유아교육과 교수가 대학생 351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가계도를 분석한 결과, 부자(父子) 간에 갈등을 겪고 있는 학생의 비율이 14.5%로 다른 가족 간 갈등 정도의 평균(6.3%)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반면 밀착관계라고 답한 비율은 23.4%로 다른 가족 간의 평균인 45.2%에 크게 못 미쳤다. 아버지가 들어간 가족 관계가 비교적 ‘부정적’ 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모녀(母女) 간이 밀착관계라고 한 경우는 66.6%였지만 부녀(父女) 간은 겨우 29.5%에 그쳤다.

아버지가 가족 간의 관계설정에 실패하고 있는 이 슬픈 현실의 시작은 다름 아닌 ‘아이와 놀지 않는 아빠’ 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아이의 올바른 정서함양과 사회에 대한 편견을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아이와 놀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하지만 결국, 가정에서 아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 또한 아이와의 놀이라는 말이다.

이원영 교수는 “아이와 놀지 않아 아빠의 부재가 아이의 뇌에 각인되면 이후 아빠에 대한 신뢰가 비집고 들어오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아이가 아빠와 놀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들은 이 밖에도 수두룩하다. 이희경 교수는 “엄마와만 노는 아이보다 아빠와 어울리는 아이는 더욱 활동적이고 신체 발육이 뛰어난 편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들도 있다”며 “아빠와의 의사소통은 아이를 보다 성취지향적으로 만들어주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쯤이면 아빠와 아이는 반드시 함께 놀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얘들아 아빠랑 놀자>의 저자 서진석씨의 놀이 철학

--좋은 아빠는 잘 놀아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다.

--TV를 끈다.

--주중 하루 저녁, 주말 하루 정도는 놀 시간을 낸다.

--짧은 시간 동안 격렬하게 놀아준다.

--한계를 느낄 때까지 아이를 돌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아빠 스스로 놀이를 즐긴다.

--내 아이를 알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초보 아빠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한 달에 한 두 번은 아이 돌보기를 책임지고 아내에게 휴가를 준다.

--아빠는 가족의 주말 문화를 설계한다.

출처: 중앙대학교 교양과목 '예비부모 강좌' 교재에서

양홍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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