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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정 희망 찾아 엄마들 뭉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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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546회 작성일 07-09-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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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부모가정 희망 찾아 엄마들 뭉친다

 
 [한겨레] “지금까지는 일부러 한부모 가정이란 말을 안했어요. 지원이고 뭐고 간에, 우선 사람들이 우리 애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것이 싫었어요. 아빠가 바람나서 도망갔느냐고 묻는 사람까지 있었어요.”

지난 15일, 인천여성노동자회 사무실에서는 ‘한부모 모임’이 열리고 있었다. 매달 한번씩 모여 ‘좋은 부모되기’를 공부해 온 6명의 한부모들은, 자연스레 자녀들의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지원도 중요하지만, 부정적인 편견부터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부모라고 뭐가 다른가요? 살림은 어렵지만 누구보다 반듯하게 잘 키워가고 있는데,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한부모 가정 지원을 받기 위해 학교에 찾아갔다가, ‘주영(가명)이가 너무 깨끗하게 옷을 입고 다녀서 몰랐다’는 선생님의 말에 “지원받는 한부모 가정 아이들은 꾀죄죄해야 한다는 말이냐”고 되물었다는 주영엄마의 말이다. “텔레비전을 켜면 한부모 가정은 늘 궁상이에요. 무슨 문제 터지면 언론은 한부모 가정 자녀여서 그렇다고 해요. 지금 한부모 가정이 12만이라는데, 다들 쉬쉬하니 꼭 나만 한부모이고 우리 애만 아빠가 없는 것 같아요.”

“문제 있는 가정일 것”이라는 사회의 편견 속에 가려져 숨어 있던 ‘한부모’들이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상처 받을까봐” 그 동안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한부모 가정이 겪는 상처를 줄이려면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은 결과다. 한부모들은 우선 가시적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고, 당당한 한부모로서 사회에 나서는 전국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오는 10월7일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이 주최하는 ‘전국 여성한부모 희망 쑥쑥! 한마당’은 최초로 여성한부모들이 모여 벌이는 대중행사다. 남윤인순 여성연합 대표는 “아직 한부모들이 모습을 드러내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수혜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던 한부모들도 당당한 사회의 일원임을 알려내고 더 많은 한부모여성들이 자긍심을 갖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한부모네트워크 등에서 회원 500여명이 참가하는 이번 행사는 다음달 7일 서울 여의도 시민공원 청소년광장에서 열린다. △한부모가 된 지 최초 2년간 자립지원금 지원 △한부모 취업을 위한 직업교육 확대 △지자체 매입 전세주택 제공 △저소득 한부모가정 자녀 의료지원 등을 요구하는 ‘한부모 선언’도 선포될 예정이다. ‘한부모 선언’과, 행사에 참석하는 한부모들이 직접 써넣게 될 ‘한부모 요구안’은 행사가 끝난 뒤 각 정당에 전달된다.

여성연합 등은 또한 <에스비에스> 라디오 ‘이경실의 세상을 만나자’와 함께 ‘한부모 여성, 희망 쑥쑥! 편지 공모전’을 펼치며, ‘한부모 가정’도 건강한 가족의 형태로 우리 옆에 자리잡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대중에게 알릴 계획이다.

그 동안 한부모 네트워크 등을 통해 필요성이 부각되어 온 전국대회 추진논의는, 올해 1월 한국여성단체연합이 각 회원단체의 한부모 모임을 ‘수다방’이라는 이름으로 재조직하면서 힘을 받았다. 한국여성노조 등 각 여성단체에서는 2000년 초부터 자생적인 한부모 모임 등을 매달 꾸준히 이어왔고, 지난 2004년에는 한부모네트워크가 설립된 바 있다.

김직상 한부모가족자립센터 소장은 “우리 나라에서 현재 5가구 중 1가구 꼴로 여성가구주 가구이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빈곤한 처지”라며 “여성 빈곤화가 한부모여성을 통해 단적으로 드러나는 만큼 그 실태를 가감없이 알리고 이들의 요구를 대선 의제화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한부모란? = 기존의 편모, 편부와 같은 말이 부정적이고 불완전한 결손 가정의 의미가 강하게 나타난다고 보고, 하나로도 온전하고 가득하다는 뜻의 순우리말 ‘한’을 붙여 부르는 이름. 생활이 어려운 모자가정 및 부자가정을 지원하는 ‘모부자복지법’도 이러한 시민단체 등의 지적에 따라 ‘한부모가정지원법(가칭)’으로 개정하는 방안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이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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