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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폭력…아빠가 더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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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316회 작성일 08-05-0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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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매일 폭력…아빠가 더 무서워요”
헤럴드경제

 전국 40만명 학대경험

아동 7만명 죽음 위험 직면

"내 자식 내 마음대로…"

지나친 소유욕도 주요 원인

어린이날이 달갑지 않은 어린이들이 있다. 이들에게 사랑이 담긴 선물이나 부모와 함께 가는 놀이공원 나들이는 신문.방송에나 나오는 남의 나라 얘기다. 평소처럼 방치되는 것은 물론, 맞거나 욕설을 듣는 등 학대만 당하지 않아도 행복한 어린이날이다.

▶학대 넘어 살해 위협도 종종=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에서 약 40만명의 아동들이 학대를 경험한다. 그 중 약 7만명은 당장 전문기관의 개입이 필요한 수준의 심각한 학대를 겪고 있다. 도를 넘은 지속적 학대가 아동 살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적어도 7만명의 아동이 죽음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뜻이다.

보건복지가족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4월 30일 발표한 '2007년도 전국 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 사례 5581건 중 79.6%(4445건)가 가정 내에서 발생했다. 통념과 달리 친부모가 친자를 학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전체 사례 중 81.1%인 4524건이 친부모 때문에 발생했다.

지난해 학대 끝에 사망에 이른 아동 7명 중 6명은 부모 및 부모의 동거인 때문에 사망했다. 기관에 신고되지 않거나 돌연사로 처리된 경우까지 합하면 아동 살해 건수는 좀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적극적으로 학대 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자녀를 방임하고 배우자의 학대 행위를 묵인하며, 학대 충동을 겪어본 부모들의 존재까지 감안하면 우리 사회의 '준비 안 된 부모'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분당차병원 정신과 서신영 교수는 "칼이나 가위를 보고 자녀 살해 욕구를 느껴, 죄의식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부모도 있었다"며 "자녀를 미워하고 부양을 회피하는 감정은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부모들은 고민 상담도 못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므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모의 지나친 소유욕도 아동 학대의 원인이 된다.
서울특별시 아동복지센터 이기영 소장은 "'내 자식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무슨 참견이냐'고 오히려 반발하는 경우도 많다"며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학대를 경험한 아동은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된다. 학대를 경험한 아동 중 62.6%가 정서, 학습, 사회적응 문제 등을 호소한다. 우리 사회 전체가 학대로부터 아동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이유다.

▶아버지가 더 무서워요=우리 사회에서 자녀 양육의 직접적 책임은 보통 어머니가 지고 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아동 학대의 상당수는 아버지가 저지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 아동의 가족유형 분석 결과 부자 가정이 30.6%(1710건)에 달했다. 또 친모의 학대(27.2%)보다는 친부(50%)의 학대 비율이 배 정도 높았다.

관계자들은 자녀 양육 시 성역할 분담이 이런 현상의 원인이라며 이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서강대 양성평등성상담실 변혜정 상담교수는 "과도한 모성 역할 수행에 지친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들은 부성 역할 수행을 제대로 하지 않다가 갑자기 자녀 양육을 맡게 되었을 때 어찌 할 바를 모르고 힘들어하다가 아이에게 폭력을 휘두르게 된다"며 "모성애와 부성애는 부모가 처한 환경에 따라 한없이 자애로울 수도 있고 한없이 가혹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가사 및 양육 부담을 남편과 아내, 가정과 사회가 적절히 나누어 짊어져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서태원 교육홍보팀장은"학대를 경험한 아동은 신체 훼손을 넘어 정신적 살해 직전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며 "주변 아동들의 상태를 유심히 보면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남이라도 관계기관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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