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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받는 노인의 90% “가족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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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338회 작성일 08-06-1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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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대받는 노인의 90% “가족이 … ”

 [중앙일보 김은하]

#1 대구에 사는 김영수(86·가명) 할아버지는 얼마 전 수도·전기·가스가 끊긴 집에서 혼자 시름시름 앓다 둘째 딸에게 발견됐다. 모시기로 한 장남이 형제간에 갈등이 생기자 몸도 추스르지 못하는 아버지를 재개발 아파트에 방치한 것이다. 아들과 두 딸은 재산과 부양 문제로 관계가 나빠져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장남은 아버지에게 수시로 "나가 죽어라" "밥값도 못한다" 같은 폭언을 퍼부었다. 식사도 제대로 챙겨 주지 않고 무시해 아버지에게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남겼다.


#2 서울에 사는 박정인(87·가명) 할머니는 "돈을 내놓으라"며 고함을 지르는 손자에게 위협을 느꼈다. 아들 부부가 이혼해 손수 키웠으나 손자는 엇나가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가출한 손자는 시도 때도 없이 할머니를 협박해 돈을 뺏어가고 집안의 가전제품을 가져다 팔거나 몰래 통장을 훔쳐 가기도 했다. 정부가 주는 기초생활수급비로 근근이 살아가는 박 할머니는 견디다 못해 인근 노인보호전문기관을 찾았다. 할머니는 보호센터에서 사흘간 마음을 진정시키고 겨우 집에 돌아왔다.

학대받는 노인 열 명 중 아홉 명은 가족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깍듯이 모시고 공경해야 할 어른을 오히려 가족이 학대하고 있는 것이다. 노인 학대 가해자는 아들이 가장 많았고, 며느리·딸·배우자 순이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9일 이런 내용의 '2007년 노인학대 실태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열에 아홉은 가족이 학대=지난해 18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노인학대신고는 4730건으로 2006년보다 18.4% 증가했다. 이 중 학대 사례로 확인된 건수는 전년보다 1.7% 늘어난 2312건이었다. 노인들이 괴롭힘을 당해도 자식의 체면을 생각해 참고 견뎌 신고율은 10~14%에 그치고 있다. 복지부는 실제 벌어지는 학대 행위는 2만 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인을 학대하는 사람은 전체 확인된 2312건 중 절반 이상(53.1%)이 아들이었다. 아들과 며느리·딸·배우자를 합친 가족 학대가 90%를 넘었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노인이 노인을 학대하는 '노(老)-노(老)' 학대도 늘었다. 노-노 학대는 전체 학대의 20.5%로 전년 대비 32.2%나 증가했다. 보건복지부 손건인 노인정책관은 "60대 노인이 90대 부모를 모시면서 부양에 따른 경제적·정서적 부담이 학대로 연결된다" 고 설명했다.

◇가족 간 갈등이 주원인=노인 학대의 주된 원인은 가족구성원 간의 갈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 사건의 51.1%는 피해 노인과 가해자 간 갈등이 원인이었다. 37.1%는 자녀, 형제, 친·인척 간 갈등이 노인들에게 불효로 불똥이 옮겨간 것이다.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도 11.8%를 차지했다. 학대 가해자의 51.4%는 무직이나 단순 노무직으로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

학대 유형별로는 정서적 학대가 41.4%로 가장 많았고 방임(24.7%), 신체적 학대(19.4%)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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