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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낙인' ... 아이들 이야기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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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323회 작성일 10-02-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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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낙인'…아이들 이야기 들어보니

노컷뉴스 | 입력 2010.02.16 05:03 | 누가 봤을까? 10대 남성, 울산

[대전CBS 신석우 기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납고리와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의 학교 불신과 방관자에 머무는 친구들, 여기에 사태 축소에만 급급한 교육당국까지. 최근 대전 등에서 잇따라 발생한 학교 폭력 사건들은 현재 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점의 축소판이라 불릴 만하다. 교육당국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 실효를 거두는 경우는 드물고 오히려 폭력 연령은 낮아지고 수위는 높아지는 모습이다. 일선 현장에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대전CBS는 7차례에 걸쳐 학교 폭력이 되풀이되는 원인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 등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학교에서 '폭력 가해자'로 불리는 학생들은 어떤 아이들일까?

대전 CBS는 최근 잇따르는 학교 폭력 사태와 관련해 전문기관에 의뢰해 집단폭행 경험이 있는 일부 학생들에 대해 심리 검사와 상담을 실시했다.

'한 예술치료교육 연구소'는 BGT(Bender Gestalt Test, 시지각 운동 테스트)외 심리검사와 상담을 통해 '폭력 가해자'로 낙인찍힌 아이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들여다보았다.

이번 상담·심리 검사결과, 조사 대상 학생 2명은 부모의 이혼이나 가정폭력, 학교 내 또 다른 폭력 등 10대 학생으로서 감당하지 못할 짐을 지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집 분위기는 살벌하다." "지금 이 상황에서 이렇게 밖에(폭력) 나올 수 없다."

심리치료사에게 털어놓은 말 속에는 어렸을 때 상처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다.

또, 이 상처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학교 폭력 문화'에 젖어들고 있었던 것으로 검사결과 나타났다.

집에 늦게 들어가거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집에서 여러 차례 매질을 당하고, 매질을 피하기 위해 가출을 선택하는 등 가정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 제대로 된 상담이나 보호를 받지 못하면서 결국 폭력에 빠져들었던 것.

학교에서도 '문제 학생'이라는 낙인 외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조사에 참여한 아이들은 "한번 문제아로 찍히면 무슨 일을 하든 좋게 보는 교사가 없었다"며 "학교 화장실에서 화장을 했다는 이유로 정학까지 당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학교폭력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넌 원래 그렇다'는 일부 교사의 말에 절망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는데 학교와 친구들 사이에서는 또 한번의 '폭력 낙인'을 찍을 뿐 도움의 손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 상담사는 "대전의 한 학교에 있었던 치료 상담현장에서 학교 교사가 아이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문제 아이들이라 힘들지 않았느냐'는 말을 할 정도로 학교에서는 방관자적 입장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아이들을 치료할 수는 없는 걸까?

답은 현재 우리 가정·교육 환경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간단했다.

"가해·피해자로만 구분지어 교정교육과 같은 사후교육을 하는 것이 아닌 10대 아이로서 존중받고 사랑받고 있다는 경험을 줘야 한다는 것"

이번 조사에 참여한 아이들도 "폭력을 휘두른 것은 정말 잘못한 것"이라며, 자신의 삶을 바꿔보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보여주기식 상담'- 특별교육 - 징계 등 처벌위주의 절차로는 이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가 없다고 한다.

오선미 한 예술치료 교육연구소장(원광대학교 예술치료학과 교수)는 "가해·피해 양쪽을 모두 아우르는 상담과 치료가 진행되지 못하고 학교 내에서 조용히 끝내는 해결 방식이 반복된다면 이 아이들을 긍정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가족과, 학교와, 친구와 소통하는 문화를 경험시켜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은 폭력으로 소통하게 된다"며 "의무적으로 부모와 함께 상담, 멘토링제를 통해 지속적인 상담과 관리를 하면 아이들의 왜곡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가정과 학교 문화를 아이들이 처해 있는 학교 밖 문화보다 더 낫게 만들수 있도록 가정-학교-교육청 등 사회 전체적으로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영역이 그만큼 확대돼야 한다"고 오 교수는 말했다.
dolb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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