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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3년이 고비" 심리안정 안되면 폭력,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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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1,984회 작성일 10-09-3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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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3년이 고비" 심리안정 안되면 폭력·우울증

한국일보 | 입력 2010.09.30

[남몰래 우는 싱글대디] < 하 >

 편견과 무관심을 넘어
4~5년째엔 직장 알선 등 자립 지원 필요
국가서 공인자격의 전문 지도사 육성해야

"아이한테 '미안하다'고 말해주세요. 그럼 딸 아이도 아버님을 이해할거에요."

↑ 최근 열린 싱글대디학교에 참가한 싱글대디들이 동남보건대학 조양자(서있는 여성) 명예교수로부터‘분노 예방 및 대처법’ 강의를 듣고 있다. 한부모가정사랑회 제공

전영미 한부모가정지도사(이하 지도사)가 싱글대디 A(50)씨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A씨는 6년 전 이혼 뒤 아이들에게 매일 폭력을 휘둘렀다. A씨는 "술을 마시면 언제나 큰 딸에게 손이 먼저 올라갔다"고 했다. 그는 이달 초 상담을 시작한 뒤, 현재는 '아이들을 위한 의사소통' '분노 조절하기'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그간 딸 아이에게 미안했던 감정을 이제라도 풀어주고 싶어요. 진심은 아이가 그저 평범한 가정의 자녀처럼 자라주는 거였는데…." 그는 뒤늦게 후회했다.

전문가들은 한부모가정, 특히 부자가정은 처음 3년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시기에 '심리적 안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가정폭력, 우울증 등으로 이어져 평생을 간다는 것이다. 싱글대디는 배우자에 대한 원망으로 생긴 분노를 자녀에게 발산하는 경향이 더욱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자가정의 심리치료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정부 차원의 지도사 육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는 민간자격증이지만 정부가 대학에서부터 인재를 길러 국가공인자격증을 따게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도사는 싱글대디들이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 심리적으로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돕는다.

싱글대디 B씨는 "부도덕한 놈, 잠재적 범죄자로까지 모는 게 현실"이라며 "아이를 두고 도망갈까 봐 아이를 맡아주지 않는 어린이집도 있고, 전세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지도사의 상담을 받은 뒤 주위에 솔직히 사연을 얘기하자 오히려 '힘들 텐데 알려줘서 고맙다, 오해가 풀렸다'는 반응이어서 놀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자녀양육과 경제적 안정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정부의 통합적인 지원도 절실하다. 김모(40)씨는 싱글대디가 된 지 3년이 됐지만 여전히 무직이다. 엄마가 떠나자 아들(12)이 우울증을 앓아 하던 일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했기 때문이다. 그는 "벌어놓은 돈으로 버텼는데 월세로까지 내려오니 더는 견딜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정부지원은 전무했다. 명지대 사회교육원 고명석 교수는 "초기 3년 동안에는 싱글대디가 돈을 못 벌더라도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글대디 생활 4, 5년 차(2단계)와 5년 차 이상(3단계)은 각각 '홀로서기'와 '자립'에 지원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취업 교육과 직장 알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취업 교육이나 알선 등이 단순노동직에 집중돼 있어 다양한 계층의 싱글대디의 요구를 아우르지 못하고 있다. 황은숙 한부모가정사랑회 회장은 "평생직장을 원하는 싱글대디를 위해 한두 달 배워 취업을 하는 단기 시스템이 아니라 1~2년 정도 투자를 해서 전문 자격증을 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글대디가 가장 힘들어하는 가사 및 자녀양육의 문제를 돕기 위해선 학교 준비물 공동구매나 무상 지원 등 세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더구나 싱글대디는 사회적인 편견으로 인해 전셋집과 어린이집 입소가 쉽지 않은 만큼 주택자금 융자지원 및 공공 임대주택 입주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황 회장은 "모범 싱글대디를 발굴해 시상하는 방안도 사회적 편견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단체들은 다음달 8일 한부모가정 지원정책에 대한 세미나를 열고, 정부의 복지정책 변화를 촉구할 계획이다.

김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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