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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중독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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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301회 작성일 06-02-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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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코올중독 남편 내 손으로 죽이면 어쩌죠?"

 
"알코올중독이란 게 이렇게 무서운 것인 줄 몰랐습니다. 사람을 병들게 하는 병, 그 사람 외에 온 가족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병…. 저도 정말 제가 무섭습니다. 이러다가 정말 아버지란 사람을 제 손으로 죽일 것만 같아서…."

아이디가 '술이 무섭다'인 여성 네티즌이 알코올중독자 가족들이 서로 고민을 털어놓는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이다. 10일에 한 번꼴로 술을 마시고 들어와 가족들을 '들들 볶는' 아버지가 미워서 그녀는 옷가지 몇 벌만 챙겨 야반도주하듯 집을 나왔다. 그녀는 외도, 도박, 기물 파손, 싸움, 음주운전, 카드빚 등 문제란 문제는 모조리 일으키고 다니는 아버지 때문에 하루도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집을 나와서 독하게 돈을 모으고 공부를 해서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도 했지만 친정집의 사정은 오히려 안 좋아졌다. 아버지의 행패를 견디지 못한 어머니가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주고 만 것. 어머니의 외도 사실을 눈치 챈 아버지는 집에 불을 지르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면서 가족들을 협박했다. 평생 동안 술독에만 빠져서 어머니에게 단 돈 10원도 가져다 준 적이 없었던 아버지에 대한 그녀의 분노가 폭발했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어머니와 깨끗하게 이혼하고 죽더라도 나가서 죽어라"는 말을 내뱉었다고 한다.

네티즌 '대두목'도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 때문에 하루하루가 '지옥'과도 같은 삶을 살고 있다. 그 '지옥'을 벗어나기 위해 그는 '자살'이라는 위험천만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매일매일 아침 저녁 가리지 않고 술을 먹는 아버지. 거기에 부가적으로 딸려오는 싸움들. 지겹네요 정말로. 아버지가 소란을 피울 때마다 자살충동이 점점 더 강해집니다. 오늘도 (아버지와) 한바탕 싸움을 하고 화장실에서 면도칼을 들고 울었습니다. 차라리 죽자고 혼자 다짐했는데, 막상 목숨을 끊으려고 하니 무섭고 겁이 나더군요. 미칠 것 같아요."

네티즌 '짜유'의 아버지는 최근 보건복지부 '129 콜센터'의 응급차에 실려 병원에 후송됐다. 고등학교 체육교사였던 아버지는 술 때문에 명예퇴직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밤낮으로 술을 마셨다. 1년 2개월 동안 알코올중독 치료 병원에 입원까지 했지만 퇴원 후 다시 술잔을 들기 시작했다. 중독 증세가 심해지다보니 헛것이 보였다.

마치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것처럼 혼잣말을 하는 증세가 계속되더니 결국은 아내가 혼자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가 "지금 누구랑 뒤엉켜서 자고 있느냐"면서 맥주병을 집어던지며 행패를 부렸다. 집안 물건과 냉장고를 부숴가며 아내를 구타한 그는 결국 아들의 신고에 의해 알코올 병원에 다시 입원했다. 네티즌 '짜유'는 "(그날의 경험이) 죽는 날까지 평생토록 마음에 상처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편이 알코올중독자라고 밝힌 '토힘'은 "남편은 오직 술만이 전부였고 그 외에는 아무 관심도 없었다"면서 "1년 365일 단 하루도 (술을) 안 먹고 넘어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편은) 매일 밤 10시가 넘어 술이 만취한 상태로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집에 들어온다"면서 "그를 만난 다음부터 행복했다는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남편을 죽일 것 같을 때가 너무 많았다"고 고백할 정도로 그녀의 삶은 엉만진창이 됐다. 그녀는 "어떨 때는 (남편에게) 내쫓겨 아파트 층계에서 쭈그려 자기도 하고 아파트 앞 정원에서 자기도 했다. 이 세상 누구도 진정으로 나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저녁만 되면 가슴이 늘 두근거린다"면서 낯모르는 네티즌들에게 자신의 고통을 호소했다.

알코올중독자를 가족 구성원으로 둔 가정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알코올중독 남편 살해 사건'은 술이라는 음식이 '악마'가 돼 한 가정을 어떻게 파탄으로 이끌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모(36·여)씨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술을 마셔대는 것은 물론 술 마시는 날에는 어김없이 욕설과 손찌검을 한 남편 김모(49)씨가 만취한 상태에서 집에 들어오자 미리 준비한 줄로 목졸라 살해했다. 직업도 없이 술만 마시던 남편이 아이들을 먹일 돼지고기까지 몰래 가지고 나가 소주와 바꿔 마신 모습을 보고 분노가 폭발했다. 혼자서라도 아이들을 키워보겠다며 보험설계사 등으로 생계를 꾸려오다 결국은 난소암 판정을 받았을 정도로 팍팍한 삶을 살던 그녀는 졸지에 남편을 죽인 '살인자'가 됐다.

그렇다면 과연 알코올중독자들에게도 희망은 있는 것일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알코올 중독자(2001년 기준)는 약 350만명. 가족까지 감안하면 인구 4명당 1명이 음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알코올중독자를 남편으로 두고 있는 네티즌 '희망갖기'가 의사로부터 들었다는 말은 인상적이다.

"이 병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가장 큰 오해가 바로 술을 끊는 걸 '의지'의 문제로 본다는 겁니다. '의지'라는 게 대체 뭡니까? 뇌의 작용입니다. 심하게 술을 마셔서 몸이 힘들게 되면 일반인은 술을 멈춰야겠다는 신경전달물질이 나옵니다. 이 물질이 일반인들로부는 열 개가 나온다면 중독자들로부터는 세 개밖에 안 나옵니다. 나머지 일곱 개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이걸 무턱대고 의지로 만들라고 하면 되겠습니까? 병원에서는 약물(항갈망제 등)로 세 개를 보충해주고 교육으로 나머지 네 개를 만들어내는 치료를 하는 겁니다."

알코올중독을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몸을 갉아먹는 '병'으로 인식해야 치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따라서 알코올중독 증세가 있는 이를 가족으로 두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알코올 상담센터를 찾아야 한다.

정부는 지난 2000년부터 전국에 20개의 알코올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2010년까지 이를 96개로 늘릴 계획이다. 상담센터는 알코올 중독 환자 및 가족을 위한 전문 상담실과 재활치료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지역의 병·의원, 복지시설, 단주모임 등과 함께 알코올 중독 예방 및 치료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알코올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그 가족 및 자녀를 대상으로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 ▲심리평가 ▲치료기관 지원연계 ▲가정방문 및 사례관리 ▲알코올 교육 ▲자조 모임 등을 진행한다. 일반인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알코올 관련 정보 ▲알코올 교육 ▲건강강좌 및 세미나 ▲심리평가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심리검사 등 특정 검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된다.

알코올 중독 자가진단법

'알코올중독센타'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12가지 질문 중에서 4개 이상 질문에 '예'라고 대답하거나 10번 질문이나 11번 질문에 '예'라고 대답한 사람은 알코올중독일 가능성이 높다.

1. 자기 연민에 잘 빠지며 술로 인해 이를 해결하려 한다.

2. 혼자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3.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술을 마신다.

4. 취기가 오르면 술을 계속 마시고 싶은 생각이 지배적이다.

5. 술을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면 거의 참을 수 없다.

6. 최근에 취중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2회/6개월 이상).

7. 대인 관계나 사회 생활에 술이 해로웠다고 느낀다.

8. 술로 인해 직업 기능에 상당한 손상이 있다.

9. 술로 인해 배우자(보호자)가 나를 떠났거나 떠난다고 경고한다.

10. 술이 깨면 진땀, 손 떨림, 불안이나 좌절 혹은 불면을 경험한다.

11. 술을 깨면서 공포(섬망)나 몸이 심하게 떨리는 것을 경험하거나 혹은 헛것을 보거나 헛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12. 술로 인해 생긴 문제로 치료받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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