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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에 어머니도 자식 돌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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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633회 작성일 12-10-0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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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초등교 흉기난동' 10대 주변 탐문해보니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의 사립초등학교에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김아무개(18)군의 가족은 경제적 궁핍으로 인해 가정폭력이 심화되는 악순환을 겪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오후 찾아간 인천시 ㄱ동 ㄴ빌라는 대낮인데도 컴컴했다. 4층짜리 연립주택 10개동에는 계단에 전등마저 없는 경우가 많았다. 서로 왕래가 없는 탓인지, 이웃들은 "김군이 누구인지 모른다"고만 말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방배경찰서 관계자는 "연립주택 4층 방 2개짜리 집에서 김군은 누나와 장롱을 가운데 두고 같은 방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전자부품 공장에서 일하는 김군의 어머니는 "일 좀 하라"고 남편에게 지청구를 할 때마다, 오히려 남편에게 폭행당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생계 걱정으로 부부간 다툼이 잦았고, 그 갈등이 가정폭력으로 이어진 셈이다.

그런 일을 겪은 김군의 어머니는 자식을 돌볼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군이 다녔던 인천의 한 고등학교 상담교사는 3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김군의 어머니는 남편에게 매 맞고 지내며 무기력 상태에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매 맞는 아내에게 흔히 나타나는 '학습된 무기력' 상태를 김군의 어머니가 겪으면서 자식을 돌보는 어머니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이 상담교사는 "김군이 자살을 시도한 직후인 지난해 7월 김군을 그 누나와 함께 상담했는데, 김군의 누나가 실질적으로 엄마 역할을 했지만 누나 역시 집안환경 탓에 고민이 많았고 남매 모두 약간의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군은 이후 전문병원 정신센터에서 상담을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김군의 범죄 원인을 '돌봄'이 부족했던 주변환경에서 찾는다. 김군이 가정불화 상태에서 부모와 사회로부터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면서 우울증에 빠졌고 결국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는 것이다. 허찬희 영덕제일병원장(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은 "김군은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갖고 있다기보다는 가정환경이 불안전한 데서 오는 정신분열증을 앓았다고 봐야 한다"며 "아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분노하는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군이 다녔던 학교의 한 교사는 "이번 사건을 개인의 범죄로 몰지 말고 공동체가 함께 책임지는 쪽으로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재현 조애진 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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