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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욕심에…‘마음’이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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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218회 작성일 06-09-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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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시달리는 유치원·초등생 정신병원 몰려::)


‘태권도복을 입고, 속셈학원 가방을 어깨에 메고, 미술학원 가방을 손에 들고, 영어학원을 다녀오는 아이들….’

부모의 등쌀에 밀려 하루에도 서너개의 학원을 쫓아다니는 어린 아이들이 결국 정신과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신경정신과 병원에는 ‘과외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은 두통, 정신 산만, 공격성 행동 등으로 다양하지만 원인은 ‘과중한 과외’로 요약된다. 의사들은 아이들의 치료를 위해선 부모들이 욕심을 줄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과도한 과외가 부르는 정신 장애 =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M신경정신과를 찾은 송모(여·40)씨는 “유치원에 다니는 딸이 이유없이 자주 머리와 배가 아프다고 해서 데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소아과와 한의원을 찾았지만 번번이 아무 이상이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며 “주위에서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해 여기에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은 결과, 송씨의 딸은 가기 싫은 수학학원과 속셈학원을 다녀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이같은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아무런 내적 이상이 없어도 반복적으로 신체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신체화 장애’ 증상이다.

조기영어교육을 위해 영어유치원에 다녔던 박모(5)군은 4개월째 서울 서초구 방배동 Y신경정신과 상담과 치료를 받고 있다. 박군의 어머니 송모(34)씨는 “아들이 한국말이 좀 서툰 편이었는데 영어유치원을 다니면서 말을 더 심하게 더듬었다”며 “늘 불안해하고 점점 위축되는 것 같아 결국 신경정신과 병원을 찾았다”고 털어놨다.

박군이 겪고 있는 ‘불안 장애’의 원인도 하기 싫은 영어공부를 억지로 하는 데 있었다. 송씨는 결국 박군의 ‘영어유치원 교육’을 포기하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H신경정신과를 찾은 황모(8)군은 하루에 국어·영어·수학 학원을 순차적으로 다니면서 성격이 폭력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해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된 경우다. 황군은 “매일 학원을 가야 돼서 친구들하고 놀 시간도 없고 아이들이 나를 왕따시킨다”며 불평을 털어놓았다.

강남지역에 개업중인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은 “올 들어 병원을 찾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부쩍 늘었다”며 “소아정신과 상담은 대부분 과중한 과외에 대한 부담감과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부모 욕심이 근본 원인 = 전문의들은 과외 스트레스에 따른 아이들의 주요 증상으로 ▲신체화 장애 ▲불안 장애 ▲공격성 증가를 들면서 “부모 교육이 선행돼야 아이들의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진태원 매티스 신경정신과 원장은 “정신과 상담까지 받으러 오는 아이들은 대부분 ‘융단폭격식 과외’를 받는 경우”라며 “어린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자유롭게 놀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진 원장은 또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을 치료할 경우에는 항상 부모들의 인성검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부모가 사교육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못박았다.

노규식 ‘연세 휴 신경정신과’ 원장도 “부모들은 대부분 아이가 집중력이 떨어진다거나 공부에 관심이 없고 말을 잘 안 듣는다는 이유를 들며 병원을 찾는다”며 “그러나 실제로 아이들의 주의력 결핍이 아닌, 부모가 시키는 과외수업에 대한 불만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신경정신과 전문 한의원 바움의 이진혁 원장도 “맞벌이 부부들은 대개 자신의 퇴근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밤 늦게까지 과외수업을 받게 한다”며 “이럴 경우 아이들은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폭력적 성향이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조민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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