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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며느리 외로운 시집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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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286회 작성일 06-10-2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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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며느리 외로운 시집살이… 기대 큰 만큼 실망 더 커요"

 동아일보]

《결혼 7년 차 주부 하모(37·서울 도봉구 창동) 씨. 그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시어머니 칠순잔치만 생각하면 머릿속이 복잡하다. 따로 이날에 대비한 예산을 잡아 놓긴 했지만 시어머니가 주변 또래 친구들 얘기를 하며 은근히 당신의 잔칫날에 특별한 기대를 하고 계시기 때문. 이럴 때 동서라도 있으면 의논도 하고 경제적 부담도 나누련만 모든 짐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하 씨는 외며느리인 자신의 신세가 새삼 버겁게 느껴진다. 》

요즘에는 하 씨처럼 외로운 며느리가 많다. 예로부터 ‘미운 열 사위 없고 고운 외며느리 없다’는 말이 있었지만 1960, 70년대 가족계획 세대가 바야흐로 시부모가 되면서 외며느리들이 부쩍 많아졌고 그들만의 독특한 애환도 생겨나고 있다.

어차피 가정사의 영원한 숙제 중 하나인 고부갈등에 며느리 수가 뭐 그리 중요할까 싶지만 당사자들은 ‘하나’이기 때문에 시어머니와의 사이가 더 힘든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남편이 손위 시누이와 달랑 남매인 장모(36·경기 수원시 영통구) 씨도 외며느리 얘기만 나오면 할 말 많은 사람 중의 하나다.

애 둘을 키우며 직장생활까지 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는 시어머니 대신 시아버지 제사도 자신의 집에서 모시고 있다. 장 씨는 “첫아이 때는 혼자 명절 음식 준비하다 애도 조산을 했을 정도로 외며느리의 어려움이 만만치 않다”면서 “동서가 많은 집은 한 사람 정도 빠져도 표시가 안 나지만 며느리가 달랑 하나인 나는 아픈 것도 아무 때나 아프면 절대 안 된다”고 토로했다.

외며느리들의 또 다른 불만은 비교할 다른 며느리가 없으니 아무리 잘해도 좋은 소리 듣기 힘들다는 것.

신혼 초에는 멋모르고 이일 저일 마다 않고 했지만 요즘은 슬슬 꾀가 난다는 외며느리 이모(37·서울 동작구 사당동) 씨는 “아무리 잘해도 시어머니가 칭찬 한 번 제대로 안하고 내가 어렵게 한 일을 당연하게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섭섭해한다.

외며느리를 둔 시어머니라고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해 며느리를 본 김모(62·경기 성남시 수내동) 씨. 어차피 늙어서도 아들 내외와 함께 살 생각은 하고 있지 않았지만 실제로 며느리를 들여 겪어보니 ‘하나’라서 그런지 ‘효도 경쟁력’은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올 초 며느리 첫 생일에 난 호텔 뷔페 데려가서 저녁도 사주고 또 필요한 것 사라고 상품권도 섭섭지 않게 주었어요. 그런데 정작 내 생일에는 좀 성의 없게 하더라고요. 뭐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솔직히 며느리가 둘이라도 있었으면 서로 더 잘 보이려고 잘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들더라고요.”

외아들 결혼 초기에 며느리와 마음이 안 맞아 심각한 위기를 몇 번 겪었다는 정모(60·서울 송파구 거여동) 씨는 “며느리가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사이가 나빠지니 조정해줄 사람이 없는 것을 경험하면서 또다시 심각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조마조마할 때가 많다”고 털어놓는다.

물론 장점도 있다.

집안 모든 대소사를 도맡아하다시피 한다는 외며느리 원성원(34·경기 용인시 죽전동) 씨는 “동서 갈등으로 고민하는 친구들을 보면 차라리 자신이 낫단 생각이 절로 든다”며 “외며느리는 동서들 신경 안 쓰고 시어머니에게만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랑의 가정 연구소 하이패밀리 최요셉 실장은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장기화된다고 볼 때 외며느리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관계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가족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완정 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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