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기’ 많은 사람, 타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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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864회 작성일 06-09-15 11:51본문
바람기’ 많은 사람, 타고난다?
일부일처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성공한 결혼시스템’이라는 평가와 ‘배반이 예측된 인간 본성을 거스르는 제도’라는 비난 속에서 불륜, 바람 등을 소재로 다룬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문화인류학자들은 사랑의 유효기간인 1~3년이 지나고 나면 일부일처제의 효력도 사라지기 마련이라고 한다. 이론적으론 누구나 바람 필 가능성을 생물학적으로 타고난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적 학습에 의해, 종족 보존을 위해, 안정을 위해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한편에선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의 변명을 들어보면 ‘가족력’을 이유로 들 때가 많다.
습관적인 바람둥이 중에는 부모로부터 ‘바람기 DNA’를 물려받은 경우도 있지만 성장과정에서의 ‘병적(病的) 동일시’도 원인이 될 때가 많다. 아버지가 바람 피는 모습을 보고 증오하면서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지만 결국은 자신도 모르게 닮아간다는 것이다. 이는 가정 폭력이 세습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부부클리닉 후의 김병후 원장은 “습관적으로 바람을 피우는 ‘병적 바람둥이’는 성(性) 정체성에 문제가 있어 사랑을 유지할 능력이 없다”며 “유혹한 여성이 자신에게 넘어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지만 얼마 못 가 다시 불안한 생각에 빠져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습관적 외도는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과 같아서 치료를 해도 잘 고쳐지지가 않는다.
아내와 어머니를 동일시하여 성생활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마돈나 신드롬’도 밖에서 외도를 일삼는 원인일 수 있다.
또 다른 정신과적 이유로 조울병을 들 수가 있다. 성의학자 백혜경 박사는 “조울병에 걸린 사람 중 일부는 기분이 과도하게 들뜨는 조증일 때 성욕이 왕성해진다”며 “이로 인해 병적인 바람기로 발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극도로 높아서 생기는 ‘생물학적인 바람둥이’도 있지만 이는 극히 소수일 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전적·정신과적·생물학적 문제보다 사회적인 문제를 더 강조한다. 그들은 습관적 바람둥이는 점차 줄어드는 대신, 부부간의 갈등이나 성적(性的) 불일치로 인한 일회적인 바람이나 불륜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들어 여성의 불륜이 더 늘어나고 있는 이유를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에서 찾는 학자들도 많다.
외국에서는 호르몬 치료를 통해 일부일처제를 지속시키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이성(異性)에게 호감을 느낄 때 분비되는 뇌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조절을 통해 하나의 대상에만 중독되도록 하는 치료법까지 개발돼, 현재 동물실험 단계에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호르몬 조절로 불륜을 막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며 “불륜이나 외도는 어디까지나 배우자와의 관계에 기반하여 성적인 문제와 부부간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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