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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때 지출습관 잊고 ‘짠순이’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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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935회 작성일 06-07-2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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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행복한 신혼부부한테도 곤란한 대목이 있다. 결혼 전부터 나름대로 ‘규모있게 살림을 하겠다’고 결심을 했지만 막상 결혼 뒤 초기엔 어디에 얼만큼 돈을 써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은 것이다. 스스로 지출을 통제해 본 경험이 없으니 막막하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하다.

이런 막막함 탓에 많은 신혼부부들은 ‘일단 써보고 난 뒤 재정 계획을 잡겠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저축이나 보험료, 소비성 지출 전반에 대해 일단은 해오던 대로 해보고 나중에 계획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막연한 태도는 ‘돈이 새는 살림살이’로 직결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사실 결혼 직후 신혼부부들은 재정적인 면에서 ‘이중고’를 겪게 된다. 결혼 전 데이트할 때의 지출 습관이 아직 남아 있는데다, 살림에 필요한 지출까지 추가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집들이, 양가 부모님 인사 등 첫 출발에 따른 행사 비용도 만만치 않다. 미리 지출 예산을 잡아 놓지 않으면 불필요한 지출, 즉 ‘새는 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신혼 때부터 가계 재정 운영에 대한 원칙을 정하고, 전체적인 재무구조를 보다 구체적으로 짜놓아야 한다. 결혼 전 대략의 인생설계를 통해 전체적인 윤곽을 잡았다면 신혼생활을 시작할 때는 좀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살림살이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는 달라졌다, 과감히 변해라= 결혼 전 부모의 그늘 아래 살 때는 책임질 것이 없는 자유로움을 한껏 누렸을 것이다. 이제 이른바 기혼자가 된 만큼 처지가 달라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결혼해도 처녀 총각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것은 살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감히 아줌마 아저씨가 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자기 자신은 잊고 가족만을 위해 완전히 망가지라는 말은 아니다. 지출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조금이라도 더 아끼고 긴장하는 현실주의자가 되라는 것이다. 결혼했다고 변했다는 소리를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결혼하면 자기 삶의 주체로 변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당장 커다란 변화 없이 일단 써보고 저축을 계획하는 것은 미래를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이다. 최소한의 지출 예산부터 잡고 그에 맞춰 사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이때 미래에 대한 목표의식이 있다면 좀더 기쁘게 실천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결혼 전 인생설계의 큰 그림을 그려보았다면 신혼시절엔 살림살이 구석구석에서 미래 목표를 구체화시켜 나가야 한다.

지출할 때는 항상 먼저 돈 나가는 것에 대한 목록을 작성한 뒤 이에 맞춰 돈을 쓰는 버릇을 기른다. 미리 예산을 잡은 뒤 지출하는 것과 예산없이 지출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비록 초기엔 예측이 빗나갈 수 있더라도 평가와 수정작업을 통해 완성해 나가면 된다. 더불어 ‘예산 세우기-지출-평가’ 과정을 부부가 함께 재미있게 해나간다면, 이 또한 신혼 재미의 하나가 될 것이다.

둘의 통장을 완전히 합쳐 금융상품을 리모델링해야= 신혼부부는 갑자기 신경 쓸 곳이 늘다 보니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해 각자 들고 있는 금융상품을 결혼 뒤에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흔하다.

서둘러 두 사람이 각자 들어 있는 여러 금융상품(건강보험, 청약통장, 세제적격 상품 등)을 탁자 위에 모두 올려놓고 따져봐야 한다. 중복되는 것은 없는지, 또는 부족한 것이 없는지 살펴보고 전체를 리모델링해야 한다.

보통 청약통장은 저축이라 생각하고 각자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다. 보험도 ‘어차피 아까워 깰 수 없는데…’ 하는 생각으로 더 들여다 보지도 않는 게 문제이다. 청약통장은 주택마련 계획과 더불어 필요한 만큼만 하나로 몰아서 정리를 하고 보험도 보장성 보험의 경우 가족형으로 가입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어 보장의 내용을 분석해본 뒤 리모델링해야 한다. 세제 적격 상품도 소득이 더 높은 사람이 세대주를 하면서 소득공제 전략을 지혜롭게 짜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의 금융상품을 완전히 합쳐 재구성한 뒤 미래의 재무목표를 이룩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금융상품에 서둘러 가입해야 한다. 자녀 출산 전까지가 저축이 가장 극대화 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장기 상품을 저축의 기본으로 삼고, 출산 뒤 지출이 늘어날 때를 대비해 단기 목돈 마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요컨대 결혼 뒤 치르는 여러 행사 가운데, 서로의 지갑과 통장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미래를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워나가는 것도 제일 먼저 해야할 일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뒤로 미룬 만큼 새는 돈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정리/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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