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과 폭력, 몸에 방화까지 ‘데이트 폭력’ 심각
페이지 정보
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957회 작성일 06-08-01 10:19본문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인 중 약 35%가 `데이트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여성피해자로 그중 직접적 구타, 성폭력 등 심각한 피해만 20%에 달한다. 실제로 2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전한 사례는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일깨워줬다. 특히 한 여성의 사례는 충격적이었다.
지난 2003년 한 고속도로에선 차 안에 불이 붙는 화재가 발생했다. 운전석엔 30대 초반의 연인이 타고 있었다. 남자는 팔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지만 여성은 온 몸에 3도 화상이라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사건은 차량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로 종결됐다. 그런데 진실은 따로 있었다. 그 사건은 남성이 여성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 발생된 것이었다.
욕설과 폭력 뒤이은 방화
방송에 따르면 당시 중상을 입었던 송은정(가명)씨는 사건 발생된지 3년 후인 지난 6월, 차에 타고 있던 남자친구를 경찰에 고소했다. 남자친구의 심각한 폭력 때문이었다.
송씨에게 욕설과 폭력은 일상이었다. 도망치거나 헤어지자고 말하면 더 큰 폭력으로 되돌아왔다. 송씨는 “헤어지자고 하면 잠을 안 재우고 칼을 가지고 와 죽이겠다고 협박했다”며 “헤어지자고 할수록 더 집착이 심했다”고 밝혔다. 급기야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인 송씨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이 붙이는 엽기적인 사건까지 저질렀다. 그 사건으로 송씨는 얼굴을 제외하고 온 몸에 화상을 입고 삶을 자포자기했다.
그 후에도 남자친구의 협박은 그치지 않았다. 폭력은 그치지 않았고 수시로 주유소에 들러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했다. 끝내 참지 못한 송씨는 남자친구를 고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송씨 외에 데이트 폭력의 희생자들은 한 둘이 아니었다. 그들은 남자친구의 폭력과 집착에 괴로워했다. 온 몸이 시퍼렇게 멍이 든 것은 물론, 외출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남자 친구가 수시로 확인하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피해자들이 심각한 폭력에도 불구하고 쉽게 상대방과 헤어지지 못한다는 것.
‘왜 헤어지지 못하나’
‘왜 헤어지지 못하나’ ‘경찰에 신고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법 하지만 거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전문가들은 가해자의 협박을 꼽는다. 가해자는 피해자는 물론 피해자 가족까지 협박의 대상으로 삼는다.
서경현 교수(삼육대 상담학과)는 방송에서 “‘비밀을 폭로하겠다’거나 ‘너희 가족들 무사한지 봐라’는 식으로 위협하면 헤어지기가 생각만큼 쉬운 게 아니다”고 피해자들의 심리를 전했다.
오랜 폭력으로 무기력해지거나 피해자가 의존적 사고를 가지게 되는 것 역시 또 다른 이유다. 이수정 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는 “오랫동안 협박을 당하면 내 생명이 저 사람에게 모두 좌지우지되다는 것을 인식한다”며 “결국 그 사람으로부터 탈출하거나 그 사람을 떠나는 것이 오히려 더 두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상대방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많은 피해자들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에 ‘실수였을 것이다’, ‘내가 고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진다는 것.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폭력을 실수로 인정할 때 고칠 수 없다”고 밝혔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한 번 사용한 폭력은 또 다른 갈등상황에서 재연된다는 것이다.
데이트 폭력 가해자 특징
한편 이날 방송은 데이트 폭력 가해자들의 공통된 특징을 분류해 눈길을 끌었다.
많은 가해자들은 데이트 초기 자신의 학교나 직장생활을 희생하면서까지 상대방에 지나친 호의를 베푼다. 언제 깨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다.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 가해자들 대부분이 경계선 성격장애”라며 “굉장히 잘해주다가 시간이 지나면 소유하려하고 해를 끼치고 폭력을 행한다”고 전했다.
또한 상대방에 대한 집착이나 소유욕이 지나치고, 가정에서 폭행을 목격했거나 당한 경우 가해자가 될 확률이 높다. 특히 가정에서 폭행을 경험했을 때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폭력을 행사할 확률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만일 데이트 폭력을 참고 넘어갈 경우 더 심각한 사례를 초래한다.
한 전문가는 “데이트 폭력이 있었던 사람은 100% 가정 폭력으로 이어진다고 보면된다”며 “결국 이혼으로 연결되고 자녀들에 대한 아동학대나 자녀폭력으로 100% 연결된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때문에 가장 현명한 방법으로 자신의 처지를 주변에 알리고 도움을 구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와 함께 사회가 데이트 폭력에 좀 더 엄격한 법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TV리포트 진정근 기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