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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알코올·인터넷ㆍ음란물…중독도 유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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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963회 작성일 06-09-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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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박·알코올·인터넷ㆍ음란물…중독도 유전된다


도박·쇼핑·술·마약·절도·주식·섹스·인터넷·음란물…. 중독(中毒)의 대상은 셀 수 없이 다양하다. 괴로워하면서 어쩔 수 없이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강박증 환자와는 달리, 중독 환자는 나중에 후회할망정 당장은 열락(悅樂)에 젖는다. 그래서 정신과 전문의들은 중독을 ‘충동 통제 장애’라고 진단한다.
남성은 섹스 중독·방화 등을, 여성은 폭식·절도·쇼핑 중독 등을 많이 보인다. 도박 중독의 경우 남성은 성인기 초기, 여성은 중년 이후 많이 발병한다. 전체 중독 환자의 숫자는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도박의 평생 유병률(평생 한 번 이상 걸릴 확률)은 3%, 우리나라 성인의 5%가 섹스 중독(성욕 과잉)인 것으로 추정된다.

◆왜 사람은 중독되나

동물의 뇌는 자신이 원하는 자극이 없으면 침묵하다 자극이 주어질 때 특수한 신경전달물질을 다량 분비한다. 신경전달물질이란 뇌의 한 신경세포에서 다른 신경세포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화학물질. 그 중 하나인 ‘도파민’은 먹고 마시고 성행위를 하고 승리하고 칭찬받을 때, 요컨대 인간이 쾌락을 느낄 때 분비된다. 말하자면 도파민은 쾌락 시스템의 핵심이다.

도파민의 분비량은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과다 분비되면 환각과 과대망상 등이 나타나며 술·마약 등 특정 자극에 대한 욕구와 충동이 강해진다. 중독 환자들은 대부분 유전적으로 도파민 분비 체계가 취약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미국 텍사스 대학의 케네스 블럼 교수팀은 중독을 유전으로 보고 있다. 도파민 분비 체계를 교란시켜 알코올·약물 중독, 폭식, 도박 중독 등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있다는 것이다. 이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은 평생 한번 이상 중독 질환에 걸릴 확률이 75%나 된다. 도박 중독자의 직계 친척 중 20%는 도박 중독자이며, 25~50%는 알코올 중독자라는 연구 결과도 중독의 ‘유전성’을 뒷받침한다. 알코올 중독자 부모로부터 태어나 일반인 가정에 입양된 사람 가운데 62%가 성인이 된 뒤 알코올 중독을 앓았다는 역학조사도 있다. 친부모가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었던 입양아는 24%만이 성인이 된 뒤 알코올 중독에 걸렸다.

어린 시절의 경험도 도파민 분비 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이 갓 태어난 생쥐를 1주일간 하루 3시간씩 어미에게서 떼어놓자, 도파민 분비 체계가 엉망이 됐다. 심리학자들은 “어린 시절 어머니와 유대관계가 강할수록 성인이 된 뒤 중독에 걸릴 확률이 낮다”고 주장한다.

중독에 관여하는 또다른 신경전달물질로는 ‘세로토닌’을 꼽을 수 있다. 세로토닌은 충동성에 관여한다. 이 물질이 과다 분비되면 욕구가 만족될 때까지 차분히 기다리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며, 공격적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기 쉽다. 폭식 환자들을 위해 개발된 식욕 억제제 ‘리덕스’가 세로토닌 분비를 제한한 대표적 약물이다.

이 밖에 뇌의 측두엽이나 후두엽에 부분적인 손상을 입은 경우에도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의력 결핍·불안·우울증·과잉행동증후군 등이 있는 사람도 충동을 제어하는 능력이 부족해 각종 중독에 걸리기 쉽다. 심리학에서는 “무의식(이드)이 자아를 뚫고 치솟아 초자아(이성·도덕률 등)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왜 점점 강한 자극을 추구할까

같은 자극이 여러 번 반복되면 도파민 분비량이 줄어든다. 가령, 수컷 생쥐 우리에 암컷을 넣어주면 수컷의 도파민 분비량이 2배로 늘어난다. 암컷 생쥐를 꺼냈다가 잠시 후 다시 집어넣으면, 수컷의 도파민 분비량이 1.5배만 늘어난다.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마약남용연구소(NIDA) 로이 와이즈 박사팀의 실험 결과다.

◆중독 치료

중독은 만성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성인기 초기에 처음 나타나지만, 10대 이전이나 30대 이후에 처음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반드시 장기적으로 전문가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 김수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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