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범 "어머니가 싫다…여자에 복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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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2,927회 작성일 06-03-28 10:15본문
연쇄 강도 강간범 A(23)는 술만 취하면 성폭행에 나섰다. 대상도 장소도 가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누구보다 착실한 사회인이었다.
최면 수사가 진행되자 그의 무의식이 찾아 간 시점은 초등학교 2학년 무렵이었다. 그때 A의 부모는 이혼했다.
아버지가 그를 키웠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서 다시 엄마에게 보내졌지만, 그 기간 동안의 상실감은 보상되지 않았다. 그의 무의식 한 켠에는 “보고 싶을 때 없었던” 엄마에 대한 복수심이 똬리를 틀었다. 그 심리는 여성 일반에 대한 복수심으로 발전했다. A는 여성을 괴롭힘으로써 희열을 느꼈다.
최근 검거된 연쇄 성폭행범의 이력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모성 결핍의 경험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범죄 분석팀이 최근 1년간 발생한 연쇄 성폭행 사건 피의자들의 가정환경과 심리 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다.
강덕지 범죄심리과장은 “모성 결핍이 성폭행의 심리적 근원으로 보이는 피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무렵, 엄마의 부재는 큰 상실감으로 잠재의식 속에 각인된다. 그것이 적절하게 제어되고 다독여지지 않으면 인격장애로 발전하고, 여성에 대한 막연한 증오심의 심리적 근원이 된다.
B(21)는 초등학교 때 부모가 이혼 했다. 어머니는 미국으로 떠났고, B는 계모와 함께 그의 표현대로 ‘혹독한’ 유년기를 보냈다. 10년 뒤 그는 피해 여성의 유방을 도려내는 엽기적인 강간살인 사건을 저지른다. 심리분석 결과 “여자에 대한 분노가 쌓였고 결국 여성을 상대로 잔인한 복수를 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전문가들은 “성범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면 심리적 원인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하며, 특히 연쇄 강간범의 경우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성범죄자에 대한 심리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다.
이혼 등 가정파탄만이 모성 상실의 원인은 아니다. 어머니가 있지만 모성 결핍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세 명의 여성을 강간한 뒤 목졸라 살해한 C(26). 외견상 그의 성장이력은 문제가 없어보였다. 하지만 어머니가 신앙생활에 몰두한 나머지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어머니를 기다리다 밥조차 굶고 잠든 경우가 허다했다. 공허감은 여자에 대한 막연한 증오심으로 바뀌어갔다.
연쇄 성폭행범에게서 발견되는 또 다른 심리적 특징은 소심함과 열등감이다. 수사 경찰관들은 “평소 여자 앞에서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식은땀을 흘리는 강간범도 많다”고 말한다. 소심함은 아동 대상 성폭행범일수록 특히 강하다.
형사정책연구원 강은영 연구원은 “아동 성폭력 범죄자의 경우 40대 이상 연령층이 가해자인 비율이 높다”면서 “결혼 생활의 문제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발생한 열등감과 스트레스를 자신보다 약한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함으로써 해소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검거된 육군 모부대 D(23)일병도 전형적인 아동 성폭행범이다. 그는 휴가 중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초등학교 여학생을 옥상으로 데리고 가 성폭행했다. 경찰이 A일병의 거주지 부근에서 확인한 범죄만 10건이었다. 경찰에서 조사 받는 동안 그의 엄마가 경찰서로 찾아왔다. 팔짱을 낀 엄마는 귀찮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계모 였다. A일병은 위축돼 있었고 극도의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그는 열등감을 어린 여학생을 성폭행하면서 풀어냈다.
2005년 7월 검거된 연쇄 강간범 E(33). 그는 잇단 사업 실패로 무기력증에 빠졌다. 부인이 돈을 벌며 실질적 가장 역할을 해왔다. 왜소한 체격으로 누구보다 열등감이 강했다. 하지만 그가 늦은 밤 흉기를 든 강간범이 됐을 때만큼은 사정이 달랐다. 그는 한달간 3명의 여성을 연쇄 성폭행하다 검거됐다.
‘지배의 쾌락’은 중독성이 강하다. 평소 지배 경험이 적을 수 밖에 없는 소심한 성격일수록 더욱 그렇다. 2001년 100여 차례 성폭행을 저지른 원조 대전 발바리 F(32)도 그랬다. 그는 십일조를 거르지 않는 신앙인이었고 비디오가게를 운영하며 착실하게 살았다. 약혼녀에게 “성 관계를 하자”는 얘기도 못 꺼내는 소심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칼을 들고 원룸에 침입한 그는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좁은 원룸 공간에서 피해자를 지배하면서 열등감을 풀어냈다.
그가 검거된 뒤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이다. “한번은 출근을 앞둔 여자 회사원 4명이 한집에 있었다. 칼을 뽑아 드는 것만으로 모든 제압이 끝났다. 나도 놀랐다. 칼 하나에 여자들이 시키는 대로 했다. 4~5평 공간의 왕이 된 느낌이었다. ”
연쇄 성폭행범에 대해 지금까지는 범행대상이나 수법을 기준으로 한 피상적인 분류가 전부였다. 전문가들은 “연쇄 성폭행 사건을 예방하려면 성폭행범의 심리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과학적인 수사 및 성범죄자 관리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취재팀 고재학(팀장)·조철환·이동훈·박원기기자 news@hk.co.kr 사진부=김주성기자
ⓒ 한국아이닷컴
최면 수사가 진행되자 그의 무의식이 찾아 간 시점은 초등학교 2학년 무렵이었다. 그때 A의 부모는 이혼했다.
아버지가 그를 키웠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서 다시 엄마에게 보내졌지만, 그 기간 동안의 상실감은 보상되지 않았다. 그의 무의식 한 켠에는 “보고 싶을 때 없었던” 엄마에 대한 복수심이 똬리를 틀었다. 그 심리는 여성 일반에 대한 복수심으로 발전했다. A는 여성을 괴롭힘으로써 희열을 느꼈다.
최근 검거된 연쇄 성폭행범의 이력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모성 결핍의 경험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범죄 분석팀이 최근 1년간 발생한 연쇄 성폭행 사건 피의자들의 가정환경과 심리 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다.
강덕지 범죄심리과장은 “모성 결핍이 성폭행의 심리적 근원으로 보이는 피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무렵, 엄마의 부재는 큰 상실감으로 잠재의식 속에 각인된다. 그것이 적절하게 제어되고 다독여지지 않으면 인격장애로 발전하고, 여성에 대한 막연한 증오심의 심리적 근원이 된다.
B(21)는 초등학교 때 부모가 이혼 했다. 어머니는 미국으로 떠났고, B는 계모와 함께 그의 표현대로 ‘혹독한’ 유년기를 보냈다. 10년 뒤 그는 피해 여성의 유방을 도려내는 엽기적인 강간살인 사건을 저지른다. 심리분석 결과 “여자에 대한 분노가 쌓였고 결국 여성을 상대로 잔인한 복수를 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전문가들은 “성범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면 심리적 원인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하며, 특히 연쇄 강간범의 경우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성범죄자에 대한 심리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다.
이혼 등 가정파탄만이 모성 상실의 원인은 아니다. 어머니가 있지만 모성 결핍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세 명의 여성을 강간한 뒤 목졸라 살해한 C(26). 외견상 그의 성장이력은 문제가 없어보였다. 하지만 어머니가 신앙생활에 몰두한 나머지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어머니를 기다리다 밥조차 굶고 잠든 경우가 허다했다. 공허감은 여자에 대한 막연한 증오심으로 바뀌어갔다.
연쇄 성폭행범에게서 발견되는 또 다른 심리적 특징은 소심함과 열등감이다. 수사 경찰관들은 “평소 여자 앞에서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식은땀을 흘리는 강간범도 많다”고 말한다. 소심함은 아동 대상 성폭행범일수록 특히 강하다.
형사정책연구원 강은영 연구원은 “아동 성폭력 범죄자의 경우 40대 이상 연령층이 가해자인 비율이 높다”면서 “결혼 생활의 문제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발생한 열등감과 스트레스를 자신보다 약한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함으로써 해소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검거된 육군 모부대 D(23)일병도 전형적인 아동 성폭행범이다. 그는 휴가 중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초등학교 여학생을 옥상으로 데리고 가 성폭행했다. 경찰이 A일병의 거주지 부근에서 확인한 범죄만 10건이었다. 경찰에서 조사 받는 동안 그의 엄마가 경찰서로 찾아왔다. 팔짱을 낀 엄마는 귀찮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계모 였다. A일병은 위축돼 있었고 극도의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그는 열등감을 어린 여학생을 성폭행하면서 풀어냈다.
2005년 7월 검거된 연쇄 강간범 E(33). 그는 잇단 사업 실패로 무기력증에 빠졌다. 부인이 돈을 벌며 실질적 가장 역할을 해왔다. 왜소한 체격으로 누구보다 열등감이 강했다. 하지만 그가 늦은 밤 흉기를 든 강간범이 됐을 때만큼은 사정이 달랐다. 그는 한달간 3명의 여성을 연쇄 성폭행하다 검거됐다.
‘지배의 쾌락’은 중독성이 강하다. 평소 지배 경험이 적을 수 밖에 없는 소심한 성격일수록 더욱 그렇다. 2001년 100여 차례 성폭행을 저지른 원조 대전 발바리 F(32)도 그랬다. 그는 십일조를 거르지 않는 신앙인이었고 비디오가게를 운영하며 착실하게 살았다. 약혼녀에게 “성 관계를 하자”는 얘기도 못 꺼내는 소심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칼을 들고 원룸에 침입한 그는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좁은 원룸 공간에서 피해자를 지배하면서 열등감을 풀어냈다.
그가 검거된 뒤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이다. “한번은 출근을 앞둔 여자 회사원 4명이 한집에 있었다. 칼을 뽑아 드는 것만으로 모든 제압이 끝났다. 나도 놀랐다. 칼 하나에 여자들이 시키는 대로 했다. 4~5평 공간의 왕이 된 느낌이었다. ”
연쇄 성폭행범에 대해 지금까지는 범행대상이나 수법을 기준으로 한 피상적인 분류가 전부였다. 전문가들은 “연쇄 성폭행 사건을 예방하려면 성폭행범의 심리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과학적인 수사 및 성범죄자 관리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취재팀 고재학(팀장)·조철환·이동훈·박원기기자 news@hk.co.kr 사진부=김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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