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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특별법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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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3,071회 작성일 05-09-1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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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특별법 1년] 인터넷·주택가로 ‘침대’만 옮겼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성매매가 주택가나 인터넷 등으로 파고들면서 점차 음성화되고 있다. 심지어 해외원정을 통한 대규모 성매매 풍조마저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성매매 피해여성들은 선불금 등으로 인한 빚에서 헤어나지 못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3일 성매매특별법 시행 1년을 맞아 이같은 점을 개선하지 않으면 특별법 시행의 취지는 갈수록 퇴색할 것으로 우려했다.

◇지하로 숨어드는 성매매=중학교때 가출해 성매매 여성으로 살아온 임희영씨(가명·29)는 지난해 9월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자신의 ‘일터’였던 부산의 집창촌이 폐쇄되자 거리로 나왔다.

돈을 버는 기술도, 방법도 몰랐던 임씨는 결국 한 룸살롱에서 일하게 됐다. 선불금과 빚독촉에 시달리던 그녀는 룸살롱을 무대로 계속 같은 생활을 해왔다. 장소만 달라졌을 뿐 성매매를 계속하는 것이다.

임씨는 “정부의 성매매 단속 이후 생활이 달라진 것은 없고 먹고 살기만 더 어려워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임씨의 경우처럼 집창촌에서 대규모로 이뤄지던 성매매가 음성화하는 현상은 성매매특별법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성매매와 관련된 업주의 선불금은 원천적으로 무효이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빚에 발목이 잡혀 성매매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신종 성매매 유형이 속출하면서 이른바 ‘풍선효과’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별법 시행초기부터 여러차례 제기된 성매매의 음성적 확산이 현실화하면서 또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다.

음성화는 인터넷이 대표적이다. ㅅ·ㅂ 등 인터넷사이트 채팅을 통해 성매매를 하는 여성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회사원 황모씨(35)는 “인터넷으로 간단한 흥정을 한 뒤 성매매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며 “사이버공간은 성매매특별법의 무풍지대”라고 말했다.

주택가로 파고드는 성매매 행위도 많다. 주택가 빌라 등에서 여종업원을 고용하고 인터넷이나 광고스티커 등으로 성매매를 알선하는 것이다. 유사성행위를 하는 이른바 ‘대딸방’이나 일부 안마시술소의 퇴폐행위를 통한 성매매는 서울 강남 등지에서 여전히 성업 중이다.

해외진출도 늘고 있다. 유흥업소 종사자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해외취업’이라는 미끼로 일본·호주·괌·미국 등의 룸살롱이나 가라오케에서 일할 한국 여성을 뽑는 내용의 광고가 넘쳐난다.

◇미흡한 대책=성매매 피해여성들은 집창촌 등을 벗어나도 자활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매매 피해여성을 위한 자활지원센터인 다시함께센터가 14일 발표한 성매매 피해여성 상담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이같은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조사 결과 지난해 9월1일부터 1년간 상담한 5,249건 가운데 성매매여성들이 가장 많이 꼽은 고민은 선불금 등과 관련된 빚문제로 전체의 43.5%에 달하는 2,666건이나 됐다. 법적으로는 변제 의무가 없다지만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자활을 가로막는 최대 원인인 셈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책이 업주 처벌이나 성매매여성 지원 등 ‘공급 측면’ 위주로 짜여져 있어 수요를 근본적으로 차단하지 못한 점이 자활의 길로 이끌지 못한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변호사 김모씨(59)는 “성매매특별법 시행 당시부터 정부의 대책은 성매매여성들이 마음놓고 도움받을 수 있는 대책이 미흡했고 남성들의 유흥·접대문화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정홍민·박지희기자 psgu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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