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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들려주는 인생수업]아들 둔 엄마 vs 딸만 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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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소 댓글 0건 조회 3,123회 작성일 07-07-1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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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들려주는 인생수업]아들 둔 엄마 vs 딸만 둔 엄마

[동아일보]

나는 딸만 둘을 두고 있다.

옛날에는 아들 둘을 둔 친구의 얘기를 듣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 친구의 아들은 중학생이었을 때 아빠가 출장을 가면 엄마 침대에서 함께 잔다고 했다. 하루는 “네 방에 가서 혼자 자라”고 했더니 아들이 삐쳐서 한 달 동안 엄마와 말도 안 했다고 한다. 친구에게 “왜 아들과 같이 안 잤느냐”고 물었더니 “머리도 안 감고 지저분해졌다”는 것이다. 딸만 키우는 내게 이런 얘기들은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이제 우리도 나이가 들었고 그 머리를 안 감던 아이들은 서른 살이 되었다. 이제 우리의 주 관심사는 아이들의 결혼 문제다. 친구와 얘기를 나누다 보면 나는 아들만 둘 있는 친구와 얼마나 생각이 다른지 깨닫게 된다.

아들만 키운 친구는 생각이 별로 변하지 않았다. 다른 것은 다 세련되고 진보적이면서 아들을 떠받드는 순종적인 며느리를 원하는 마음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아직도 며느리의 남편을 아들로 생각하느냐”는 농담이 유행이지만 말로만 그럴 뿐이지 실제로 아들에 대한 집착은 변하지 않은 듯하다.

반면 딸만 키운 친구들은 딸에 대한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내 딸이 고교에 다닐 때 학원 원장과 면담한 적이 있는데, 그가 대뜸 “딸만 있으시죠?” 하고 묻는 것이었다. “어떻게 아시느냐”고 묻자 “딸만 있는 엄마들은 다르다. 딸을 아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자기 전부를 던져 다걸기(올인)한다”는 것이다.

남매가 있는 집의 딸일 경우 그 엄마가 딸에 대해 상담할 때 태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아들에 대한 기대가 기본으로 있기 때문에 딸은 그저 예쁘게 키워 좋은 집에 시집보내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가진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만나 짝을 찾을 때가 됐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아이들은 양가 부모를 만나러 온다.

아들이 데려온 며느릿감을 보고 ‘영악하고 되바라졌다’고 생각하는 어머니들이 많을 것이다. 아들을 성심성의껏 보필해 주기만 바라는데 오히려 알겨먹을 것 같아 불안한 것이다.

딸을 시집보내는 엄마들은 사윗감이 자기 딸을 ‘외조’해 주기를 원한다. 그래서 딸이 남녀차별의 장벽을 넘어 성공하기를 바란다.

이런 부모 세대의 견해차가 젊은이들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이혼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를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소설가 이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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